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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8. 똥을 먹는 곤충 2017.12.14

 




파리(파리목)는 벼룩(벼룩목)과 같은 조상에서 진화한 것으로 보이며, 밑들이(밑들이목)는 2억8천만 년전, 그리고 오늘날 존재하는 곤충의 계보 다수는 약 2억~1억5천만 년 전까지 추적할 수 있다. 파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생태적으로 다양한 곤충류가 틀림없지만, 대다수 과에 해당하는 파리들의 유충은 온갖 부패하는 유기물을 먹는다. 파리들의 성공 아래에는 대개 썩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깔려있다.






다른 부패한 물질을 먹는 습성은 자연스레 똥에서 번식하는 습성으로 이행한다. 실제로 파리가 똥에서 번식을 한다는 개념은 대중들의 생각에 무척 뿌리 깊게 박혀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파리가 똥에서 번식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면 쉽사리 수긍하려 들지 않을 수 있다. 똥은 여러 다양한 파리 무리에게 무척 매력적이긴 하지만, 오늘날 너무나 똥에 특화된 나머지 오직 똥에서만 태어나는 파리 종은 상대적으로 적다. 당연하게 떠오르는 똥파리(똥파리과)조차도 작은 비율(예를 들어, 영국의 경우 55종 중 5종)만이 똥에서 번식한다. 






다른 녀석들은 다방면에 발을 걸치고 있는 청소부로 초목에서 잎 또는 줄기를 채집하거나, 수상 또는 육지의 생물을 잡아먹는다. 이름이 어울리지 않기로는 누가 더하고 덜할 것 없는 애기똥파리와 털파리붙이(털파리붙이과) 역시 대부분이 썩어가는 식물에서 미생물을 뜯어먹으며, 잘 알려진 몇 개의 종만 동물의 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다른 파리 무리 중에서는 몇몇 꽃등에(대다수가 쓰레기를 먹거나 포식자인 꽃등에과), 한줌의 동애등에(대부분이 더러운 물을 청소하는 동애등에과), 다양한 과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각다구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넓은 범위의 흙을 먹는 곤충들이다. 작고 반짝이며 개미처럼 생긴 꼭지파리과의 파리는 거의 전부가 똥을 먹고 사는 무리이다. 녀석들 대부분은 동물의 똥에서 번식하지만 일부 소수는 썩어가는 해초에서 번식하기도 한다.












수많은 종의 파리 중에서 오로지 대변만 먹도록 적응한 파리는 모르모토미과와 박쥐파리과, 단 두개 과의 파리뿐인 듯하며, 각 과에는 단 하나의 매우 독특하고 고도로 진화한 전문적인 종이 있다. 모르모토미과의 끔찍한털파리와 박쥐파리과의 뉴질랜드박쥐파리는 박쥐의 똥을 먹으며, 각각 케냐의 어느 한 동굴과 뉴질랜드의 몇몇 속이 빈 나무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우 흥미롭지만 생태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하지는 않다. 가장 중요한 파리 무리 중 하나는 집파리과 파리들로, 이 매우 거대한 파리 집단은 똥을 먹는 중요한 종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는 집파리, 덤불파리, 안면파리, 정오파리, 뿔파리, 침파리, 얼룩파리(폴리에테스속의 한 종) 등이 있다. 심지어 이 경우에서조차 똥에서 번식하는 모습을 보였던 각 집파리과 종의 대략 절반은 다른 썩은 물질이나 잎 찌꺼기나 흙에서 번식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포식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멋진 역사적 우연 덕분에, 1669년에 대변에서 번식하는 파리에 대한 설명이 최초로 등장했다. 집파리과의 털딸집파리에 대한 이 묘사는 네덜란드의 생물학자이자 현미경 전문가인 얀 슈밤메르담이 저술한 『교양 곤충사』에 등장하는데, 그가 이 파리를 발견한 곳은 근처에 있던 사람의 똥이었다.





 





또 한 번 말하면, 수많은 잡식성 청소부 중에서 오직 소수의 종 만이 완전히 대변에만 의지하도록 발달했는데, 이것은 똥으로의 이행이 각 진화의 계보 아랫부분 언저리에서 최근에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똥에서 번식하는 파리는 엄청나게 다양한 과에서 발생하고 있다. 썩어가는 유기물 전반을 청소하던 것에서 똥을 청소하는 것으로의 이행은 쉽게 진행되었으며, 거의 필연적으로 수 없이 반복되었음이 분명하다.





딱정벌레들 사이에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 정말로, 똥을 먹는 쪽이 소수인 무리는 많지 않다. ‘수영하는’ 똥딱정벌레(톱물땡땡이속의 종)들과 녀석들의 더 통통하고 더 반구형인 친척들(케르키온속, 메가스테르넘속, 크립토플레우럼속 등)은 훨씬 더 넓은 무리(물땡땡이과)에 속해있다. 진흙 웅덩이 가장자리에서 청소나 사냥을 하며, 물에서 하던 수영을 물이 된 소똥에서 하는 쪽으로 바꾼 무리이다.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반날개 중에는 썩어가는 쓰레기를 청소하는 녀석들이 상당히 많으므로, 그중 몇몇이 똥을 먹는다 해도 별로 놀랍지 않다.











가장 괴상한 똥 먹는 딱정벌레 무리 중 하나는 호주에서 찾을 수 있다. 바구미는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다양한 딱정벌레 무리로, 전부가 식물을 먹으며, 머리 앞쪽의 더 길거나 짧은 돌출부 끝에는 턱이 있어서 식물조직을 깊숙하게 깨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돌출부가 더 긴 암컷이 땅을 깊이 파서 알 낳을 구멍을 만든다. 전 세계를 통틀어 많은 바구미들은 썩은 나무를 비롯하여 죽은 식물을 먹는데, 오직 호주의 텐데기아속 녀석들만이 똥을 먹는다. 둘 또는 어쩌면 네 종(어떤 논문을 읽느냐에 따라 다르다)의 바구미들은 캥거루나 주머니여우의 똥을 조금씩 저장하는데, 꽤나 어설프게 똥을 끌고서 통나무 아래 흙을 치우고 만든 작은 틈으로 가져온다. 유충이 자라는 곳도 이 틈 속이다. 이것은 식물을 가공해서 다시 포장했을 뿐인 똥을 용도에 맞춰 재활용한 실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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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호기심 가득하게 만드는 “사소한 이야기” 시리즈, 그 여섯 번째 책!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사물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는 “사소한 이야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 나왔다. 술의 과학 『프루프』, 냉장의 물리학 『냉장고의 탄생』, 재료의 신비함 『사소한 것들의 과학』, 바퀴의 역사 『바퀴, 세계를 굴리다』, 체모와 알의 생물학 『헤어』, 『가장 완벽한 시작』을 지나 이번에는 “똥”과 그를 둘러싼 생태계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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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존스
'곤충 사나이'라는 별명의 남자.
리처드 존스는 영국의 저명한 곤충학자로, 왕립 곤충학 협회 및 런던 린네 학회의 회원이며, 영국 곤충학 및 자연사 학회의 전임 회장이다. 그는 10살에 처음 똥딱정벌레를 만난 후로 지금까지 40년 이상을 똥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 현재는 BBC를 비롯한 다양… more
소슬기
서강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우연히 경제 분야 보고서를 번역한 일을 계기로 전문 번역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특히 관심 있는 분야는 물리, 수학, 경제이지만 그 외에도 과학 전반을 비롯한 인문사회분야에 관심이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