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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9. 곤충을 관찰하는 방법 2017.12.14

 




1장에서 이야기했던 대로, 똥의 주요 구성성분은 박테리아다. 그리고 이 박테리아의 대부분은 여러분의 음식에는 들어있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제1 규칙은 이렇다. 여러분이 분변학자가 되고자 한다면, 먹기 전에 항상 손을 씻어라.






수 년 전, 나는 곤충수집에 대한 글을 쓰고 나서 호되게 꾸짖음을 당했는데, 내 딴에는 재미를 주자고 했던 일 때문이었다. 글에서 나는 작은 딱정벌레를 수집하는 전문기법으로, 젖은 손가락 기술에 대해 이야기했다. 울타리 기둥이나 통나무처럼 단단한 표면을 달려가는 작은 딱정벌레를 보았을 때 사용하기에 완벽한 방법이었다. 그저 손가락 끝을 핥은 다음, 딱정벌레에 가볍게 대고서, 윤이 나는 반구형 날개 뚜껑에 묻힌 침의 접착력을 이용해 들어 올린 다음, 손가락 위에서 꿈틀대는 곤충 위에 수집용 유리관을 대고, 손을 톡 터는 것이었다. 그러면 곤충은 손가락에서 떨어져서 관 속으로 들어간다. 성공! 나는 농담을 이어가며 하루 동안, 특히 똥딱정벌레를 찾으러 나와 있는 동안 손가락의 맛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야기했다. 애석하게도 개인위생에 대한 내 무신경한 태도는 상당히 불쾌감을 주는 것이었고, 이 행동은 그저 장이 고약한 불만을 토로하게 만들 뿐이라며 지적하는 사람이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어쩌면 치명적인 질병까지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들은 편집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제대로 된 똥딱정벌레에 대한 책이라면, 일회용 고무장갑을 항상 착용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행동은 똥덩어리를 해체하는 일에 어떤 격식 있고 외과수술적인 성격을 부여한다. 똥에 대해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은 똥을 전혀 만지지 않는데, 침수기법을 이용해서 똥딱정벌레를 찾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똥 덩어리 전체를 물이 가득 든 커다란 양동이에 넣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똥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그 안에 있던 곤충이 표면으로 떠올라 다리를 허우적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곤충을 건져내면 된다. 






항상 이 방법이 먹히는 것은 아니다. 곡물똥풍뎅이는 세계 똥딱정벌레 연구의 중심지인 핀란드에서도 늘 매우 희귀한 것으로 여겨졌다. 왜냐하면 이 녀석은 물 표면으로 올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똥 덩어리를 손으로 뒤져본 결과, 녀석은 사실 스칸디나비아 전체에 널리 서식하고 있었고, 영국에서도 심심치 않게 나타났다. 핀란드 인들은 양동이를 버리고 모종삽을 날카롭게 갈아야 한다. 굳이 똥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안을 헤집어야만 똥 관련 곤충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까이 또는 멀리서 지켜보다 보면 끝없이 오가는 파리와 딱정벌레를 볼 수 있다. 포에르토리코대학에 있던 단련된 똥딱정벌레 학자, 에릭 매튜스의 조언을 받아들이자. 작은공말똥구리의 똥을 굴리는 습성에 대해 썼던 18쪽짜리 중요한 논문에서 그는 작업 방식을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필자가 사용했던 방법은 앉아서 소똥구리의 활동을 지켜보는 것이다.필자는 늘 관측 장소 바로 근처에서 야영을 했는데, 덕분에 활동의 시작부터 끝에 이르는 모든 양상을 볼 수 있었다. 같은 장소에서 보낸 날도 허다하며...특별한 기법을 사용하거나 실험을 시도한 적은 없었다. 




다른 말로 하면 매튜스는 자기가 휴가 때 한 일을 썼던 것이다. 참으로 신나는 일이지 않나? 반대 쪽 극단으로 가면 나에게 엄청난 인상을 남겨주었던 정력적이고 열정적인 또 다른 미국의 곤충학자, 릴랜드 오시안 하워드가 있는데, 그가 1900년에 낸 논문은 사람의 똥과 관련된 곤충 연구 중 기념비적인 것이다. 그저 약간의 대변 표본을 개인적으로 탐사한 것이 아니다. 대규모 병영 부대의 야외용 변소를 열정적이고 자세하게 법의학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것은 엄청나게 헌신적인 작업이었으며, 그의 논문은 가장 중요한 파리와 구더기 일체를 판화와 함께 훌륭하게 설명하고 있다.





비료용으로 쌓아둔 똥 더미는 똥과는 다르며, 적지 않은 곤충학자들은 이것을 구분하기 위해 거름더미라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거름더미에는 짚, 톱밥, 건초 또는 마구간, 토끼장, 헛간 등의 바닥을 깔았던 것들이 섞여있다. 오늘날에는 거름더미를 상대적으로 빨리 치우는 편이고, 굴착기나 트랙터를 이용하면 옮기기도 쉽지만, 과거에는 거름더미를 오랫동안 남겨두고서, 가축이 재료를 생산하거나 농부가 필요할 때 조금씩 더하거나 덜어냈다. 거름더미는 수년에 걸쳐 숙성되었고 그 안에서 중요하고 다양한 공동체가 생겨났다. 










엄밀하게 말해 똥딱정벌레라고 할 수 있는 녀석들은 적을지도 모르지만, 썩어가는 유기물에 의존하는 동물군은 풍부했고, 거름은 발효되거나 썩는 등의 방식으로 상당히 무르녹을 수도 있었다. 나는 상당히 현장에 처박혀있는 동식물학자 축에 속하는데, 아버지의 친구였던 딱정벌레 연구가 어네스트 루이스가 우리 가족을 방문했을 때의 일을 뚜렷하게 기억한다. 그는 짧게 시골을 산책하던 중에, 깔끔한 쓰리피스 정장과 광을 낸 가죽신발을 신은 채 앉아서 거름더미의 가장자리를 분해했다. 그는 작은 모종삽과 비닐 시트를 갖고 있었으며, 그날 더 늦게는 지방 유지와 칵테일을 마시러 갔을 수도 있다. 나는 맨손을 사용했기 때문에 엄마가 나를 집안으로 들여보내주기 전에 목욕을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작업을 다 끝냈다면, 꼭 손을 씻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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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도서

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모두가 쉬쉬한 똥 이야기
평범한 일상을 호기심 가득하게 만드는 “사소한 이야기” 시리즈, 그 여섯 번째 책!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사물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는 “사소한 이야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 나왔다. 술의 과학 『프루프』, 냉장의 물리학 『냉장고의 탄생』, 재료의 신비함 『사소한 것들의 과학』, 바퀴의 역사 『바퀴, 세계를 굴리다』, 체모와 알의 생물학 『헤어』, 『가장 완벽한 시작』을 지나 이번에는 “똥”과 그를 둘러싼 생태계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관련인물

리처드 존스
'곤충 사나이'라는 별명의 남자.
리처드 존스는 영국의 저명한 곤충학자로, 왕립 곤충학 협회 및 런던 린네 학회의 회원이며, 영국 곤충학 및 자연사 학회의 전임 회장이다. 그는 10살에 처음 똥딱정벌레를 만난 후로 지금까지 40년 이상을 똥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 현재는 BBC를 비롯한 다양… more
소슬기
서강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우연히 경제 분야 보고서를 번역한 일을 계기로 전문 번역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특히 관심 있는 분야는 물리, 수학, 경제이지만 그 외에도 과학 전반을 비롯한 인문사회분야에 관심이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