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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10 좋은 놈, 나쁜 놈, 벌레 같은 놈 2017.12.14





대부분의 다른 똥 먹는 파리의 경우, 역겹고 혐오스러운 모습으로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것이다. 새로 떨어진 대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빤한 녀석들은 금파리(금파리속), 청병파리(검정파리속Cailiphora), 얼룩똥파리(폴리에테스속)이다. 녀석들은 똥 위에서 소란스럽게 우글대며 무리를 이룰 수 있고, 방해를 받으면 귀청이 떨어질 듯 시끄럽게 떼지어 날 것이다. 파리들로 활기가 넘치는 똥 덩어리를 볼 때마다 내가 놀라는 점은, 파리로 전염되는 질병과 대변 사이의 고리를 알아채기까지 그토록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잘 들어두길 바란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녀석들은 제대로 이해받지 못하며 왜곡되어 받아들여지고 있다.




녀석들은 실내로 들어오지 않고, 사람의 음식에 매력을 느끼지도 않으며, 사람의 질병을 전염시키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여러분의 머리 근처를 짜증나게 날아다닐지도 모르고(안면파리), 시골을 산책하는 여러분을 물려고 할 수도 있지만(침파리), 이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똥에서 번식하는 파리 중 실내로 들어오는 유일한 파리는 이름마저 잘 어울리는 집파리와 딸집파리이다. 딸집파리속Fannia 녀석들은 작고 창백한 회색 파리로, 조명 아래에서 불규칙하게 지그재그로 날다가, 거꾸로 선 자세로 전구 바닥에 노련하게 착륙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하지만 딸집파리속 파리는 여러분의 음식에 착지하지 않을 것이다. 녀석은 그저 공중에 3차원 영역을 표시하고 그 안에서 잠재적 짝을 만나려고 할 뿐이다. 여러분의 부엌에서 벗어나면, 이 파리들은 가로로 펼쳐진 가지 아래나 돌출된 덤불의 그림자 안에서 지그재그로 날아다닌다. 여러분이 녀석을 저녁식사 접시에서 볼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안타깝지만 집파리도 마찬가지라고는 할 수 없다. 박테리아와 미생물이 유발하는 질병에 대해 처음 이해하기 시작했던 19세기 후반에, 곤충이 옮기는 질병에 대한 웅변이 목표로 삼은 것은 집파리였다. 오래지 않아 100종류 이상의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와 원생동물protozoa이 집파리에 올라타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집파리 한 마리가 660만 개의 박테리아를 운반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모기(고맙게도 똥에서 번식하지 않는다)와 더불어 집파리는 공공의 적 1순위가 되었다. 집파리는 모든 책과 선전 포스터가 겨냥하는 해충이었다. 녀석이 오물에서 번식하기 때문이다.




신선한 똥은 엄청나게 많은 녀석들을 유인할 수 있다. 다만 더 크고 훨씬 위험한 똥파리들은 녀석들을 맛있는 과자로 오해하기 십상이니,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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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모두가 쉬쉬한 똥 이야기
평범한 일상을 호기심 가득하게 만드는 “사소한 이야기” 시리즈, 그 여섯 번째 책!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사물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는 “사소한 이야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 나왔다. 술의 과학 『프루프』, 냉장의 물리학 『냉장고의 탄생』, 재료의 신비함 『사소한 것들의 과학』, 바퀴의 역사 『바퀴, 세계를 굴리다』, 체모와 알의 생물학 『헤어』, 『가장 완벽한 시작』을 지나 이번에는 “똥”과 그를 둘러싼 생태계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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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존스
'곤충 사나이'라는 별명의 남자.
리처드 존스는 영국의 저명한 곤충학자로, 왕립 곤충학 협회 및 런던 린네 학회의 회원이며, 영국 곤충학 및 자연사 학회의 전임 회장이다. 그는 10살에 처음 똥딱정벌레를 만난 후로 지금까지 40년 이상을 똥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있다. 현재는 BBC를 비롯한 다양… more
소슬기
서강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우연히 경제 분야 보고서를 번역한 일을 계기로 전문 번역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특히 관심 있는 분야는 물리, 수학, 경제이지만 그 외에도 과학 전반을 비롯한 인문사회분야에 관심이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