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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서는 똥도 한자리를 차지하는 중요요소~ spphire382017/12/13 12:49145

젊잖은 사람이라면 왠만해선 입에 올리지 않고 특히나 밥상머리에서 거론하면 혼꾸멍이 났던 이것,
바로 똥이다.
하지만 이 재미난 책을 읽고 나면 더이상 '똥'을 하찮게 생각하진 못할 것이다.

똥의 이용에 관해서는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 연료로 쓰인다는 정도의 지식밖에 없던 나로서는
똥 없이 우리의 생태계가 안전하지 못하리라는 것,
그것이 곧 우리 인간의 존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되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는 자연에서 똥이라는 영양분이 순환하는 과정과 그 과정에 참여하는 친구들,
똥딱정벌레를 비롯한 다양한  곤충들의 세계를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사람의 관점에서 바라본 똥은 더럽고 냄새나는 고약한 것이지만 이 책은 그러한 편견을 뒤집는다.

똥은 무엇인가, 또 사람과 동물이 어떤 소화과정을 통해 똥이 만들어지는지,
오래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똥을 처리하고 이용해왔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생태계에서 똥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의 흥미를 끈다.


이 과정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딱정벌레는 내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똥을 가장 잘 연구할 수 있는 곤충이 바로 딱정벌레들이기 때문이다.

딱정벌레는 그 종류가 무려 9000-10000종이나 되고 우리나라에는 485종 정도가 있다고 한다.

똥은 곤충들에게는 아주 유용한 영양분으로 이것을 먹는 곤충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다.
나비나 개미, 바퀴벌레,나방과 귀뚜라미도 똥에서 영양분을 섭취한다.
그 중에서도 똥딱정벌레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들어보면 똥과의 연관성에 대한 이해가 쉬워진다.

이들 곤충들이 똥을 쟁취하려는 투쟁은 생존과 번식에 매우 중대한 요소이다.
없어서는 안될 식량원이면서 알을 낳기 위한 둥지가 되기도 하고 포식하기 위한 미끼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똥은 보물덩어리인 것이다.

딱정벌레에게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저자의 재미있는 경험담을 통해 똥의 세계를 들여다보니
재미있고 이해도 더 잘된다.
관찰을 위해 막대기나 손으로 똥을 뒤적대는 경험은 저자의 경험으로 대신하는 것이 좋겠지만...

아주 오래 전,
의약품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똥도 약으로 씌였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개똥을 말려 약으로 썼다는 기록이 동의보감에 전해오고 있고  이것으로 이질을 치료하기도 했다고 한다.
죽은자도 살려냈다는 '파관탕'이라는 것 역시 푹 삭힌 똥물을 이용한 것이었다.

영국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쇠똥을 치통치료에 효험이 좋다하여 애용했다는데
물론 이것을 몸소 체험해보고 싶은 분은 없으리라 믿는다.

닭똥이나 소똥, 지렁이똥처럼 식물성장에 좋은 똥은 오늘날에도 퇴비나 거름으로 여전히 이용되고 있다.

미로처럼 연결된 생태계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다.

그 중에서도 똥과 똥을 분해하는 일등공신인 딱정벌레와 작은 곤충들은 생태계의 커다란 이슈에 밀려
아직까지 주목을 받지 못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똥에 관한 재미난 이야기뒤로 정작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는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환경에 관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가축의 기생충을 구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이나 화학물질이 생태계에 어떤 심각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학물질로 인해 오늘날 전세계의 똥딱정벌레의 12%가 멸종직전의 위기종이거나 취약종이라고 한다.
이 자발적 똥청소부들이 감소하고 멸종된다면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사람과 가축의 똥속에 파묻힐지도 모른다.

아무리 작은 생물이라 할지라도 생태계에서 맡고 있는 이들의 역할이 막중하다는 점을 상기해볼때
똥딱정벌레는 현재 우리의 환경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딱정벌레는 환경이 얼마나 건강한지 알려주는 지표이자 생태계의 회복력을 측정하는 척도이자
생물권에 다가오는 재앙을 알려주는 조기경보시스템이다'​​

오래 전 고대인들처럼 소똥구리를 신성시하고 숭배하진 못해도 이들 작은 곤충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생태계에 아주 고마운 존재라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책의 부록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의 똥이 가진 모양이며 색깔,질감, 냄새, 무엇을 먹었는지와 하루배출량까지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다양한 똥의 세계와 만날수 있다.
이외에도 똥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기발하고도 엉뚱한 발상을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똥과 똥을 이용하는 생물들이 생태계에서 어떻게 연결되어 작동하고 있는지, 이것이 우리와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지를
모두 파악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를 읽은 독자라면 아마도 이전과는 아주 다른 마음으로 그것!
'똥'을 다시보게 될 것이다

관련도서

버려진 것들은 어디로 가는가
모두가 쉬쉬한 똥 이야기
평범한 일상을 호기심 가득하게 만드는 “사소한 이야기” 시리즈, 그 여섯 번째 책!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사물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는 “사소한 이야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 나왔다. 술의 과학 『프루프』, 냉장의 물리학 『냉장고의 탄생』, 재료의 신비함 『사소한 것들의 과학』, 바퀴의 역사 『바퀴, 세계를 굴리다』, 체모와 알의 생물학 『헤어』, 『가장 완벽한 시작』을 지나 이번에는 “똥”과 그를 둘러싼 생태계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