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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한국의 전통과자> yb87382015/02/18 18:17664

서평 <한국의 전통과자, 김규흔 지음>

1.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가면
 아가는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들려 주는 자장 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자연스럽게 젖어 든다는 표현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표현 중 하나.
이 노래를 가만히 불러 보면 어느 누구라도 잠시 동안 평온해질 것이며,
경험하지 못한 노랫말 속의 아가가 되기도 하고 혹은 엄마가 되기도 하지는 않을까?
글이 아름다운 것은 글 자체가 아름답기 보다는 글을 남겨두는 이의 따스한 마음이 내 몸 깊숙한 곳까지 전해 지기 때문일 것만 같다는 억지를 오늘은 좀 부리고 싶다.
박정자 선생이 들려주었던 <열 개의 엄숙한 노래>에서 받았던 깊은 울림처럼 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져 있던 우리네 깊은 정서가 ‘글’이라는 터치로 비로소 연결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한국의 전통과자, 김규흔 著>의 서평을 쓰기에 앞서, 나는 이 책이 어느 한정된 세대만의 추억을 터치해주는 책이 아니라, 우리 중 어느 누구라도 부르기만 한다면 평온케 하는 저 노랫말처럼 자연스럽게 우리네 깊은 정서를 건드려 주기를 바랐다.
이 책의 표지를 보는 순간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더 커졌다.
하얀 표지에 가지런하게 놓여진 한과들.
나는 특별히 푸른 글씨로 <나는 한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꿈꾼다>는 그 말씨가 몹시 갸륵하였다.
얼마나 많은 고심 끝에 놓여진 한과들의 배치일 것이며 그 뒤에 감추어 둔 포석이며 그리고 말하는 포부일까 보냐.

한과명인, 명장 김규흔이라고 당당히 자신을 소개하는 첫 장, 첫 줄이 나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암만, 암만…”

우리네 말로 “참말로, 암만이구만.”
바로 뒤에는 저자의 모습이 스스로 던진 말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고 있다.
저자는 앞으로의 당찬 포부를 말하면서 <특정 세대의 향수를 터치하는 편향된 방법>을 쓰지는 않는 것 같다.
이 점이 저자 김규흔 명장의 특별한 매력이라 할 수 있겠는데 마음 같아서는 내일이라도 당장 찾아 뵙고 이 부분을 확인하고 싶을 정도다.

서문의 내용 중 ‘이 체험학습을 통해 ‘맛있다’, ‘예쁘다’를 외치는 아이들을 보며 저는 희망을 발견합니다. 이 아이들은 한과를 낯설어하지 않고 앞으로도 찾아 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이라는 문장이 있다.
나는 이 문장이 매우 다정할 뿐만 아니라 꿈과 희망을, 사람이 가지고 있는 깊은 가치를 깊이 이해한 명문장 중의 명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이 한 문장을 통하여서 나는 김규흔 명장을 더욱 더 만나뵙고 싶어졌다.
좋은 향이 나는 사람 곁에 서면 나도 그 향이 조금은 나지 않겠는가?

2.
한번은 수석에 심취해서 남의 사무실 화단에서 화단석을 끄집어 내어 집까지 한 시간 가량 들고 온 적이 있었다.
근데 가지고 와 보니 수석 자체로서는 별 가치가 없어 거기에 풍란을 붙여둔 적이 있었다.
누군가 내게 그렇게 하라고 했던 거였다.
그게 뭐 글쎄. 하는 생각에 화원에서 붙여 준 뒤에 퇴근을 해서 집에 돌아 와 보니 집안에는 온통 풍란 향이었다.
나는 이 경험으로 난을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운치 있고 아름답고 고고한 취미인지 단박에 알게 되었다.
경험은 강렬하게 깨닫게 하는 교육의 한 방편인데 사실 그 영향력을 생각하면 방편이라는 단어의 선택은 어쩐지 좀 부족해 보인다.
지금이야 레시피가 많이 보급되었지만 예전에는 아기가 이유식을 먹을 나이가 되면 엄마는 외할머니의 경험을 통해 하나 하나 배운다고 들었다.
그 경험 끝에 가장 안전하고 맛있는-이걸 ‘입맛에 맞는’이라고 쓰고 싶다- 이유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정성껏 요리해서 어느 정도 식은 걸 엄마 자신의 입에 한번 대어 보고 ‘냠냠’ 맛있게 먹는 흉내를 내어가며 아기 입에 가져다 준다.
처음 먹는 아기는 그 동안 엄마가 보여준 깊은 신뢰가 있으니 하나씩 둘씩 새로운 음식을 접해 가는 것이다.

책은 경험의 공유를 나누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은 이견이 없겠다.
좋은 경험을 가진 사람이 독자로 하여금 쉽게 전달되도록 쓴 책은 아이가 첫 이유식을 받아 먹는 것처럼 소중한 경험의 공유가 될 것이다.
이 책, <한국의 전통과자, MID출판사 >가 적어도 세 가지 측면에서 그 역할에 충실하다고 나는 본다.
첫째, 같은 추억을 경험한 세대들에게 ‘나는 예전에 좋은 것을 경험했구나’하는 뿌듯함과 후세들에게도 경험토록 해 주고 싶어 하는 동기부여
 둘째, 아주 쉽고 매끄럽게 알려 줌으로써 책을 읽는 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나도 한번 만들어볼까 하는 자신감 부여(혹은 내가 직접 해 보고 있는 것 같은 이미지화)
셋째, 한과의 재료와 만드는 방법, 종류, 역사 등에 대하여 디테일한 설명을 해 줌으로써 한과에대하여 정확히 알도록 하고 있다. 이것이 기본이므로.

만드는 방법을 책을 다시 보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 생각나는 대로만 얼른 적어보면.
선식에 꿀을 넣어 반죽하여 틀에 넣고 찍어내면 이것은 다식으로서 정말 좋은 건강식으로 스님들께서 기력을 잃지 않도록 드셨던 것.
만드는 재료에 따라 흑임자, 송홧가루, 멥쌀 등 여러가지가 있다.
곶감을 넓게 펴서 그걸 꿀에 재워둔 뒤에 다시 꺼내어 거기에 잣, 호두 같은 걸 깔아 돌돌 만 뒤에 곱게 썰어 먹을 수도 있다.
여러 차례 읽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기억이 남과 동시에 만들어 보고 싶은 걸 보면 과연 잘 쓰여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기억의 공유라는 면에서 이 책을 읽는 동안 한 다정하고 선량했던 이웃이 만들어 주신 강정(정확히는 유과) 생각이 나서 마음이 따뜻하게 물들었다. – 그 이야기를 수필로 정리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내가 비록 만들지는 못했으나 만드는 과정과 맛보는 과정을 통해서 한과의 영향을 받고 있고 이런 방식으로 나눔으로써 그 맥락을 조금이나마 이어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서문에서 말하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보는 밝은 미래는 내 경험을 보더라도 뚜렷할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연휴 동안에는 틈틈이 책을 더 익혀 송화다식 만드는 법을 온전히 익힌 후에 송홧가루 날리는 윤사월, -올해는 들지 않았으니 5월에는- 저 덕적봉 깊은 곳에 올라 소나무 깨끗한 가지에서 송홧가루 얻어내는 수고로움을 기쁜 마음으로 해 보련다.
그래야만 한 세대 전 내게 맛 보여 준 고마운 기억에 보태어 김규흔 명장이 잘 정돈하여 들려주는 한과이야기를 잘 버무려 나만의 레시피를 꼭 완성할 수 있을 테니.
그때에는 가지런한 저 표지 위의 한과 위에 내 것을 하나 얹어 보아야겠구나.
-끝 아닌 끝-
http://me2.do/xtrz1QB2 서평 링크..입니다^^
http://me2.do/5NuhBy0i 브라우니 이야기 = 우리 한과에도 옛 이야기를 담아서...
http://me2.do/GPa8xkeV 건시단자는 나도 만들어봐야지...
http://me2.do/IIQEWSU2 다식 이야기
예스24에도 올려 두었습니다.

관련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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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한과 이야기
대한민국 한과명장 1호 김규흔의 달콤한 과자 이야기